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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목회자 칼럼

연민과 공감으로

by Gimpo 2024. 10. 11.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 한국인으로 자랑스럽고 기쁘다. 동시에 교회 안에 있는 자로서는 부끄러워졌다. 아버지 한승원 작가의 인터뷰를 보니, 그는 딸에게 출판사를 통해 기자회견을 하라고 전화를 걸었다(한강 작가의 전화번호를 몰라 아버지에게 수백 통의 전화가 걸려 왔기에). 한강 작가는 밤에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지만, 아침에 생각이 바뀌어 기자회견을 안하겠다고 했단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그 전쟁이 치열해 갖고 날마다 그 모든 죽음이 실려 나가고 그러는데 무슨 잔치를 하고 즐거워서 기자회견을 할 것이냐고・・・." 이어서 그는 자신이 인터뷰를 하는 것도 한국 안에서 사는 감각 때문에 하는 것이라 양해를 구한다고 부끄러움을 내비치는 듯했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어떤 감각을 가지고 살고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10월에 한국교회 200만 성도들이 기도회를 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열을 내고 있다. 차별금지법 반대라는 명분 아래 다음 세대를 꼭 지켜야 한다고 나서자고 말한다. 전쟁, 가난, 자연재해, 기후 위기, 소녀의 성 착취, 생태계 파괴 등등 셀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고통과 문제들이 세계 안에 일어나고 있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교회가 탄압의 대상이 될 것이고, 다음 세대들은 성정체성에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공포를 심고 있다.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사는 게 공포인 현재진행형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나는 어떤 감각을 가지고 살고 있는가?

노벨문학상 위원회 위원인 안나-카린 팜은 한강을 수여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한강은 전 세계 많은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주요한 주제가 생존에 관한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트라우마나 고통과 상실에 관한 글을 쓸 때, 그것이 개인적 차원이든 정치적 차원이든, 여러 세대에 트라우마를 준 역사적 사건이든 그녀는 항상 같은 연민과 공감으로 글을 씁니다. 이는 작가로서 굉장히 탁월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I think that this writer is also someone that can talk to many people all over the world because her main theme is, I would say, about survival.

Whether she writes about trauma, pain, and loss on an individual level or on a greater political scale, where certain historical events can traumatize generations, she always does. With the same compassion and care, I think this is something that is quite remarkable…”

바라건대, 나도 그렇지만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연민과 공감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소설가를 배출한 국민으로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