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읽었던 책이다. 책 내용은 이렇다.
여섯 살 고아소녀 서머는 메이 아줌마와 오브 아저씨의 눈에 띄어 웨스트버지니아로 입양돼 자란다. 집이라고 해봤자 산골짝 다 쓰러져가는 녹슨 트레일러. 기울어 덜컹거리고 현관 계단도 꺼졌지만, 벽을 뒤덮은 오브 아저씨의 ‘예술품’ 바람개비들이 빙글빙글 돌고 사랑으로 빛나는 이 집을 서머는 ‘천국에 가장 가까운 곳’이라고 느끼며 살았다. 바람개비의 수만큼이나 꿈, 사랑, 영혼, 신비, 아름다움이 이 집에 가득했기 때문이다.
메이 아줌마와 오브 아저씨의 사랑도 남달랐다. 아저씨가 부엌에 앉아 아줌마의 길고 노란 머리를 땋아주는 광경을 본 여섯 살 꼬마가 둘 사이에 흐르는 건 애틋한 사랑이라고 금세 느꼈을 정도로 두 사람은 서로를 깊고 넉넉하게 사랑했다. 그러나 사람의 사랑이 너무 깊으면 날개 달린 천사도 질투하는 법. 서머가 열두 살 되는 해 어느 날 메이 아줌마는 밭을 매다 갑자기 숨을 거둔다. (인용: https://woman.donga.com/3/search/12/133930/1)
난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구절이 있다면, 여기다.
한때는 왜 하느님이 너를 이제야 주셨을까 의아해하기도 했지. 왜 이렇게 다 늙어서야 너를 만났을까? 나는 집 안이 좁을 만큼 뚱뚱한데다 당뇨병으로 고생하고 있고, 아저씨는 해골처럼 삐쩍 마르고 관절염까지 앓고 있으니 말이야. 3, 40년 전에 너를 만났다면 쉽게 해줄 수 있었던 일들도 이제는 해 주지 못하잖니.
하지만 그 문제를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니, 어느 날 답이 떠오르더구나.
하느님은 우리 마음이 더욱 간절해지길 기다리신 거야. 아저씨와 내가 젊고 튼튼했으면, 넌 아마도 네가 우리한테 얼마나 필요한 아이인지 깨닫지 못했을 테지. 넌 우리가 너 없이도 잘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겠지.
그래서 하느님은 우리가 늙어서 너한테 많이 의지하고, 그런 우리를 보면서 너도 마음 편하게 우리한테 의지할 수 있게 해 주신 거야. 우리는 모두 가족이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들이었어.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꼭 붙잡았고, 하나가 되었지. 그렇게 단순한 거였단다.
나는 아저씨한테 당신은 나의 달님이고 해님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지. 그리고 서머, 우리 사랑스런 아기가 우리한테 왔을 때, 너는 내게 빛나는 별님이 되어 주었단다.
너는 내가 만난 꼬마 숙녀들 중에서 최고로 멋진 아이란다."
난 만으로 마흔이 돼서야 아들을 만났다. 결혼하고 10년이 흘러 아이를 만나게 된 것은 아마도 우리 부부에게 기다림의 시간, 간절한 시간이 필요했던 게다. 하나님께서 우리가 간절해지길 바라셨을 거다.
....
잠을 자려고 하는데, 눈을 감고 있는 아기의 모습이 떠나지 않는다. 자식을 낳으면 하나님을 더 많이 알게 된다는 말을 했었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된다. 눈을 감아도 아른 거리는 아들의 모습, 하나님이 이토록 나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에 눈물이 흐르고 감사가 넘쳐 잠을 잘 수가 없다.
"주님, 감사합니다. 나를 사랑하신 그 사랑을 이제야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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