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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목회자 칼럼

스며드는 것_안도현의 시

by Gimpo 2019. 9. 27.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는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 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받아들여야 할 고통을 온몸으로 견뎌낸 이들이 있다. 누군가는 다 알면서, 온 몸으로 혼자 다 짊어진 이가 있다.

'끝까지 사랑하신' 예수님의 사랑을 다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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